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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noBabbler

안방에서 수강하는 MIT 강의

naggingmachine 2008. 3. 31. 19:26

OCW Consortium 공대생이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미국 동부에 위치한 MIT. 실력이 있어도 비싼 수업료 때문에, 또는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유학은 꿈만 꾸고 있는 분들에게 MIT 학생처럼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바로 MIT OCW(OPENCOURSEWARE)인데요, OCW의 첫 시작이 2001년이었으니 벌써 7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네요. 이미 국내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만, 저는 우연한 계기로 OCW를 알게되어 2003년부터 활용해오고 있습니다. OCW의 역사에 대해서는 지난 2007년 11월 28일에 열린 MIT OpenCourseWare Milestone Celebration를 보면 자세하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美 대학들, 대세는 온라인강의"
- 71세 노교수의 '인간 진자' 인터넷 인기폭발

OCW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MIT가 지식은 공유해야 한다는 모토아래 MIT 강의들을 전세계 모든 이들에게 공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말 그대로 오픈 강의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의 사이버 강의와 조금 다른 점은 사이버 강좌를 위해 별도의 강의를 준비한 것이 아니라 실제 강의 내용을 그대로 녹화하고 수업 자료와 과제, 심지어는 시험 문제까지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과 피드백을 주고 받는 모습도 동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나라면 저런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강의를 듣기도 합니다. 뿐만 아니라 노벨 수상자들이 진행한 특별 세미나 동영상도 시청할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가지 혜택을 제공해주는 OCW를 활용해 오면서 몇가지 느낀점들이 있어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선 교수 스스로가 자신의 강의를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공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무척 부럽습니다. 특히나 타의가 아닌 자발적인 위원회를 구성해서 모임이 발족되었고 지금까지 유지되어 왔다는 사실이 무척 놀랍습니다. 강의를 공개하게 되면 학생들 뿐만 아니라 수업을 진행하는 교수님도 다양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OCW 뿐만 아니라 UC 버클리에서 유투브에 공개한 강의들도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다양한 피드백을 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공개 강의는 자연스럽게 대학을 홍보해주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훌륭한 강의는 곧 대학의 랭킹을 높여주고 많은 학생들이 동경하는 대학의 반열에 오르게 되죠. 물론 제가 볼땐 MIT나 UC 버클리 모두 이미 훌륭한 대학입니다. :-) 이에 반해 국내 대학들을 보면 공동 1위 수상자가 왜 그렇게 많은지, 저마다 "국내 취업률 1위"을 내세우며 대학을 홍보하느라 비싼 수업료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광고비에 돈을 낭비하기보다는 훌륭한 강의를 공개하는데 비용을 투자한다면 훨씬 더 긍정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을텐데요.
 
규모에 있어서도 굉장합니다. 작년까지 MIT는 1800여개나 되는 강의를 OCW를 통해 공개하였고 올해는 200개의 강의를 추가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1년에 2과목 수강이라는 개인적인 목표를 달성하려면 무려 1000년이나 걸릴 정도로 많은 분량입니다. 아마도 MIT는 자신들이 그동안 보유하고 있던 거의 모든 강의를 OCW를 통해 공개할 계획인듯 싶습니다. 강의의 종류도 굉장히 다양해서 전공을 불문하고 거의 모든 분야를 총 망랑하고 있습니다. 어학 강좌도 많이 공개되어 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OCW에 있는 중국어 강좌 I, II, III로 중국어를 배워볼 생각입니다.

OCW는 기부(DONATE)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확한 기부 금액은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많은 재단과 회사들이 OCW의 운영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만약 MIT가 OCW를 기부가 아닌 별도의 예산을 마련해서 운영해왔다면 지금처럼 오랜 기간동안 운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대학도 하나의 기업이기 때문에 돈에는 언제나 민감하고, 예산이란 언제라도 없어지기 마련이거든요. 지금까지 OCW가 발전되어온걸 보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정도의 기부금은 받고 있는듯 싶습니다. 국내 대학들도 마찬가지로 여러 경로를 통해 기부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유가 된다면 OCW와 같은 시스템을 운영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봅니다. 비용이 문제가 된다면 UC 버클리처럼 유투브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으니, '유지비 때문에'라는 변명은 하지 말아 주세요.

참고사항: OCW와 같은 공개 강의 시스템이 공통적으로 갖는 위험 요소들
  - 막대한 운영 비용(OCW의 경우 최근 시스템 확대로 인해 연간 400만달러의 운영 비용 소요)
  - 공개 강의로 인한 교수와 학생들의 부담감
  - 지적 소유권 논란

OCW를 단순히 MIT라는 최고 수준의 대학이 제공하는 사이버 강좌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MIT는 OCW를 통해 분명히 전 세계 공학의 수준을 끌어올리는데 큰 기여(공익)를 하고 있습니다. 바로 그런 점이 OCW를 계속해서 운영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그리고 웹 2.0의 참여와 공유 정신을 실천으로 보여주고 있는 OCW가 바로 웹 2.0의 챔피언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으로는 왜 국내에서는 강의 공개에 대한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을까라는 물음표를 달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