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NaggingMachine

나란 존재는 기억되는 존재 본문

Good articles

나란 존재는 기억되는 존재

naggingmachine 2010. 5. 31. 14:01
지난 주 저녁, 후배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다짜고짜(인사는 했던가?) Visual C++에 대한 질문을 마구 쏟아내기 바쁜 후배. 그리고 그걸 열심히 듣느라 바쁜 나. 뭐랄까 '세바퀴'의 전화퀴즈를 받는 느낌이 이럴까? 밀려드는 질문과 후배의 고민을 공감하고 이해하느라 바빴다. 다행히도 후배가 질문하는 내용이 그다지 어렵지 않아(후배는 꽤나 고심한 모양이지만) 답변을 해줄 수 있었다. 왠지 전화 인터뷰 받는 기분도 들었다. 이정도면 패스할 수 있겠지?

전화 막바지에 나의 안부를 묻는 후배. 아니 내가 '넌, 인사도 안하냐?'라고 물었던가? 그렇게 전화 통화(인터뷰?)가 끝나고 숨을 크게 쉬어보았다. 나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을거라고 전화를 걸어왔던 후배의 질문에 '선배로서' 친절하게 답변을 할 수 있었다는 뿌듯함과 아직도 개발자로서의 나의 능력을 인정해주는듯한 후배의 나름 난이도 있는 질문까지, 나의 존재를 후배의 질문으로부터 새삼 느끼게 되는 순간이었다.

전화를 끊고나서 생각이 들었다. 나란 존재.. 그리고 나의 모습 이라는게 누군가에게 비춰지는것과 스스로 생각하는 것(또는 바라는것)과는 서로 다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후배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과 현재 내가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달랐다. 많이 달랐다. 하지만 후배가 바라보는 나의 모습도 틀리지는 않았다. 한때 그럴때가 있었으니까. (후배와의 통화는 5년만인듯 싶다)

나라는 존재, 결국 타인의 눈을 통해 바라볼 수 밖에 없다. 타인의 눈을 거울 삼아 비로소 나의 모습을 보게된다. 그리고 평소 내가 바라던 모습과 타인이 말해주는 나의 모습이 같다면, '음, 나를 제대로 인정해 주는군. 넌 정말 좋은 친구야'라고 생각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왜 나를 이렇게 오해하는 걸까? 저 친구는 나를 잘 몰라.'라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니, 어느 경우든지 (오해의 소지가 있다손 치더라도) 그게 바로 나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의 말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겠다.

물론, 가끔은 여여(如如)하게 살고 싶다.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진솔되게 살고 싶다. 난 지금까지 여여하게 살고 싶다는 의미를 타인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모습이라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타인의 눈에 비춰지는 나의 모습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의 자세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오랫만의 후배 전화, 깨달음을 줬네..


'Good articl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해...  (0) 2011.01.17
월든, 148페이지  (0) 2011.01.15
Harvard Business Essential - Support Tools  (0) 2010.04.11
인재를 중요시하는 초우량 기업  (0) 2010.02.09
경영혁신이 필요한 이유  (0) 2010.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