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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rosoft MVP 프로그램을 돌아보며... 본문
Microsoft MVP 로고
언젠가 한번쯤은 꼭 글로 남겨보고자 했기에, 오늘 그동안 MVP와 함께 했던 추억을 함께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Microsoft MVP에 관심을 갖게된것은 1997년이었습니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부족한 실력을 채우고자 하루도 거르지 않고 Microsoft Newsgroup에서 활동을 했었습니다. 활동이라고 해봐야 대부분은 영어로 질문을 하는 수준이었죠. 물론 당시에도 비사모(데브피아의 전신)라는 유명한 커뮤니티가 있었으나 언제일지 모르는 해외 진출을 가슴에 안고 언제나 외국 사이트와 뉴스그룹을 기웃거렸습니다. 뉴스그룹에서 매일 올라오는 글을 보던 중, 유달리 답변을 잘 해주고 또 유명한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중 몇분은 이미 유명한 저자였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상에서도 우러러볼 정도의 실력과 인지도를 갖고 있던 분들이었죠. 그리고 그 분들의 글에는 언제나 자랑스런 시그니처가 있었습니다. "Microsoft Visual C++ MVP" 저에게 MVP는 너무나도 가슴 벅차오르는 우상이었습니다. MVP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보다는 MVP들과 어떻게하면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만해도 정말 행복하겠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항상 무모한 도전정신으로 주위를 놀라게 했던 저는 Microsoft 직원에게 메일을 하나 보냈습니다. "왜 한국 MVP는 없는 건가요? 지금까지 뉴스그룹에서 활동하는 MVP 중에 Asia 출신은 없는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요?" 어쩌면 황당하고 대답할 가치도 없던 저의 질문에 답장이 날라왔습니다. "Asia 시장은 작기 때문에 MVP 선발에 고려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MVP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어떠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아시아 지역에서는 MVP로 선발될 수 없는 거라는 생각에 한참을 우울해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미국에 가게 되면 MVP로 활동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 뉴스그룹 활동은 꾸준히 했습니다ㅏ.
2002년 4월, 최초의 Asia MVP 선발
그리고 5년후, 2002년 당시 저는 데브피아의 VC++ 시삽으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VC++ 시삽 멤버가 좀 화려했었는데, 대표적으로 안재우, 김현승 님등이 되겠습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가 데브피아의 전성기였고 Microsoft의 오차장님의 적극적인 지원덕분에 커뮤니티가 각광을 받던 시기기도 했습니다. 또한 아시아 SW 시장이 커지고 중국과 인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던 시기기도 하죠. 그러한 시대적인 흐름에 따라 2002년 4월 Global MVP와는 별도로 아시아 지역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Asia MVP가 선발이 됩니다. 당시 한국에서는 23명(기억이 가물가물)이 선발되었는데 류한석, 안재우, 오광섭, 이동범 (존칭 생략) 등등 많은 분들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VC++ 시삽과 집필 및 번역 활동, 그리고 영진출판사 프로그래밍 동호회 시삽 활동들 덕분에 MVP에 선발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정말 죽어도 여한이 없다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너무나 기뻤습니다. 한편으로는 이게 꿈인가 생신가 싶었습니다. 평생을 목표로 했던 일이 너무나도 빨리 이뤄졌기 때문이죠. 막중한 책임감과 큰 부담도 함께 갖게 되었습니다. 중국 상해에서 치뤄진 아시아 MVP 모임에서는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는데, 운이 좋게도 한국 대표로 발표하게 되는 행운도 갖게 되었습니다. 오세영 차장님이 써주신 스크립트를 읽는 수준이었죠. 하하. 하지만 글로벌 MVP가 아닌 Asia MVP가 별도로 존재할 필요가 없었던 만큼, 2002년 10월 드디어 Global MVP 선발 프로그램에 Asia MVP가 포함되었고, 몇몇 분들이 2002년 10월 MVP 멤버로 선발이 되었습니다. 2002년 4월과 10월에 선발된 MVP분들이 원년 멤버가 되겠습니다. Global MVP 멤버가 갖는 상징적인 의미는 Global Summit에 참석할 수 있다는 말과 같았기에 지금은 연래 행사로 치뤄지는 서밋이 당시에는 큰 선물과 같았습니다.
MVP 프로그램의 활성화
2002년 MVP에 선발된 이후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 Microsoft로부터 지속적인 기술 지원을 받는 것은 물론 국내에서 치뤄지는 각종 대규모 컨퍼런스의 강사로 활동할 수 있다는 특혜가 있었습니다. 이는 기술적인 성숙도를 인정받는 것으로 저에게는 수많은 (500~1000명) 대중들과 함께 기술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습니다. 그러한 경험은 제가 강사로, 그리고 컨설턴트로, 기술 전문가로 활동하는데 큰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노라 하는 전문가들과의 커뮤니티는 기술 교류를 통한 개인 능력 향상은 물론, 전문가들의 끊임없는 노력을 지켜보며 스스로를 채찍질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MS에서는 MVP들의 교류를 위해 기술 세미나와 그룹별 토의등을 지원해주었습니다.
2005년 이후 급속한 양적 팽창
MVP 프로그램은 지역별로 쿼터가 정해져있지 않고 분야별로 글로벌하게 쿼터가 정해져있습니다. 그러니까 MVP 지원자들은 분기별 그리고 분야별 쿼터에 대해 전세계 지원자들과 경쟁을 해야 합니다. 정확하게는 모르지만 지역별 안배는 어느정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기억으로는 MVP Lead 분들의 엄청난 수고 덕분에 한국 MVP는 급속한 양적 팽창을 하게 됩니다. 본인들의 실적 평가에도 어느정도 반영은 되겠지만, 그보다는 그 수많은 MVP들을 책임져주신 그 책임감과 노고에 박수를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MVP Lead의 노고가 없었다면 한국 MVP들의 양적 & 질적 성장은 불가능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일에는 양지가 있다면 음지가 있기 마련입니다. 양적으로 크게 성장한 한국 MVP는 MVP 멤버들간의 유기적이고 짜임새 있는 모임이 이뤄지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는 MVP 선발 프로그램의 특징에서 비롯되기도 한데, 첫째 MVP는 매년 선발되므로 신규 선발자가 있다면 탈락하는 MVP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장수(?)하는 MVP도 있기 마련이죠. 아무리 이 바닥이 좁다고는 하지만 매년 새로운 얼굴을 만나기 보다는 알고 지낸 사람들과 더욱 친해지기 마련이어서 MVP 멤버들간에 친목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MVP Lead의 엄청난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문제였던 거죠. 둘째로는 MVP 선발 분야가 워낙 광범위하기 때문에(언어별로, 제품별로) 같은 IT 전문가라고 하더라도 분야가 조금만 다르면 공감대가 많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전문가로 인정하기는 하지만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한 거부감은 쉽게 극복하기가 어렵죠. 셋째 (매우 민감한 문제입니다만) MVP들간의 실력차가 어느 정도 존재했습니다. 저 역시 지금도 반성하고 채찍질하고 있으나, MVP들 중에는 소위 업계에서 날고기는 사람들이 있어는가 하면 이제 업계에 막 발을 들여놓은, 하지만 커뮤니티 활동은 매우 열심인 사람들이 혼재했었습니다. 두 그룹간에는 약간의 미묘한 차이가 존재하는데 그러한 간격을 매꾸는 일도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이는 어느 전문가 그룹이든지 마찬가지일거라도 생각이 드는데, 마이너에서 메이저로 갈 때 느끼게 되는 감정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저는 아직도 대단하신 분들과 함께 있으면 부러워~라고 생각하게 되니까요. 이런 여러가지 난제에도 불구하고 MVP는 고속 성장하게 되고 글로벌 내에서도 꽤 많은 쿼터를 차지했던 것으로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한국 MVP들이 글로벌 MVP 속에서 빛을 내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입니다. 아, 김태영 MVP님이 MVP NewsLetter에 소개되는 사건이 있긴 했네요. 하하..
한국 MVP의 현재
지금은 2002년 저와 함께했던 MVP분들중 거의 대부분이 MVP에 선발되지 않고(이는 실력이나 인지도와는 완전히 별도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MVP에 지원하지 않으시니까요) 제 기억으로는 이동범 MVP가 가장 많은 수상과 오랜 경력을, 그리고 앞으로 MVP 프로그램이 사라질때까지 영원한 MVP로 활동해 주실 거라고 생각됩니다. 현재 한국의 MVP 쿼터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여전히 많은 분들이 선발되는 것으로 알고 있고 많고 적든간에 전세계에서 3,000명 내외의 전문가 그룹에 선발되고 있다는 사실은 모두에게 축하받아 마땅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전문가라면 스스로를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다스려야 하는 것은 기본 소양이기에 한국 MVP분들은 앞으로도 세계에서 으뜸가는 전문가가 되실 거라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지난 10년의 시절을 추억해보면 얼마나 많은 분들에게 도움을 받았는지 새삼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동안 진행되었던 수많은 프로그램에 좀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안타까운 마음도 드네요. 앞으로도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언제나 지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그리고 다른 MVP 분들에게 누가되지 않는 전문가로 남겠습니다.
오랜 기간 동안 한국 MVP를 이끌어주신 오세영, 최재호, 강성재, 조성우(직책 생략)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Thanks for all the fish you have given to me. :-)
# MVP 프로그램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답글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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