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는 나를 보는 또 다른 방법

"자신을 본다."라는 말, 거울을 보는 것부터 시작해서 성찰의 시간을 갖는것까지 참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혼자서 명상하듯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은 참으로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사실 그런 시간을 갖기란 남편이자 아빠의 역할을 하자면 녹녹치 않습니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도 실은 그런 습관이 제대로 몸에 익숙치 않음을 바쁘다는 핑계로 정당화하곤 하지요. 그런데 뒤 늦게나마 깨닫게 된 사실이 있으니, 일상 생활에서 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에서 나를 볼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바로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말이죠. 직장의 회의에서, 친구와의 만남에서, 아내와의 대화에서 오고가는 수 많은 대화 속에서 문득 자신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 요즘에는 점점 제 자신이 어떤 생각을하는지 보게 되었습니다. "뭐, 그게 대단하냐. 당연한거 아니냐"라는 말씀을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에게는 약간의 충격적인 발견이었습니다. 말을 하면서 동시에 나를 발견하게 된다는 사실. 남을 설득하면서 스스로를 또한 설득하고 있다는 사실. 최근에 발견한 이 놀라운 변화에 요즘은 다른 사람과의 대화에 몰두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대화가 끝나면 오늘 새롭게 발견한 저의 모습과, 어제와 다른 저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죠. 때로는 일관성 없게 또는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과정에서 발견하는 모순된 자아를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기도 합니다.

삶을 살아가는 이유, 바로 이런 깨달음의 기쁨을 누리기 위함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