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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

naggingmachine 2013. 5. 27. 23:04

해외에서 시작된 코딩 바람은 국내에도 정말 뜨겁게 불고 있다. 특히나 박근혜 정부들어 새롭게 출범한 미래과학부에서 내세우는 창조경제의 한 켠에 코딩 교육도 자리잡고 있다. 얼마전에는 조선비즈에서 있었던 코딩에 관한 포럼에도 참석했었는데, 서로 다른 경험과 생각들이 있어서 그런지 재미도 있었고, 얼마나 다른 생각들을 하고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나는 궁극적으로 코딩이라는 과목이 음악이나 미술 또는 체육과 같은 과목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 지금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초등학교때 처음으로 순서도를 배웠던 기술과목과 같이 말이다. 일종의 창의력 과목이랄까? 코딩하고 창의력하고 무슨 상관이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음악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미술은 상상력을 표현하는 도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작품이라고 한다. 코딩은 예술의 영역에 자리잡지는 못하겠지만,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져버린 모바일이나 작은 IT 장비들을 활용해 상상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아주 쉬운 방법이다. 코딩이라고 하면 코드를 작성하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겠지만, 코드(code)라는 것 자체가 의미를 갖는 작은 단위라고 정의해본다면 그것이 굳이 C나 Java와 같은 특정 언어로 표현될 이유는 없다. 스크래치(Scratch)나 App Inventor와 같은 코드 블록을 활용해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그 안에는 모든 프로그램의 기본 원칙인 '입력 -> 처리 -> 출력'이 존재한다. 어떤 입력으로부터 논리적으로 설계된 과정을 통해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아주 단순한 원리를 우리는 코딩을 통해서 배울 수 있다.


코딩은 언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부분에서 지금 내가 말하는 코딩과 생활코딩(다양한 언어 학습)과는  선을 긋고 싶다. 생활코딩의 영역도 있겠지만, 초중고에 적용하고자 하는 코딩 교육은 다르다. 만약 당신이 CS 전공자이고 코딩 교육을 초등학생한테 한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언어 문법을 가르쳐주고 알고리즘을 가르쳐줘야 할까? 어쩌면 CS니까..그럴지도. 그건 정말 CS과목이다. 아니면 서비스를 만들어야 할까? 그건 좀 어려울것 같은데. 나는 오히려 코딩은 2시간정도면 충분하고(스크래치의 경우는 가능하다), 이 과목 자체가 미술이나 음악, 또는 다른 학문들과 연계되어 학생들이 쉽게 결과물을 만들고 확인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기를 바란다. 코딩을 배운 학생이 CS를 전공할지 말지는 그 다음 문제다. 우리가 음악이나 미술을 배우지만, 모두 음악가나 미술가가 되지는 않지 않은가? 아무도 그걸 기대하지는 않는다. 코딩 교육도 마찬가지다. 어디에서는 코딩 교육을 하면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늘어날거라고 기대하지만 이건 마치 음악시간 한 시간 늘리면 음악가가 늘어날 거라고 생각하는거랑 큰 차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럴일은 없잖아? 다만 점점더 소프트웨어 개발이라는 것이 전공을 막론하고 기본적으로 조금은 할 줄 알아야 하는 상활이 벌어지고 있기에 코딩 교육이 진입 장벽을 낮춰줄 수는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꼭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아니어도.


지금의 코딩 교육 바람이 정말 어느정도까지 우리의 교육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을지, 초등학생들이 코딩을 배우는 일이 정말 가능하기나 할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하지만 시범 학교 교육을 통해서 감지된 긍정적인 변화가 큰 힘이 되어 교육 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켜주기를 바래본다. 


그나저나 나는 왜 코딩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걸까? 그리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왜 설득하려는 걸까? 이건 어떤 사명감일까?